
구민정과 오효정은 30대의 PD들이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온 이들은 너무 이른 나이에 이별했다.
죽음....
둘 중 하나는 떠나'졌'고 다른 하나는 남겨'졌'다.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는 노래의 가사에는
떠나는 남자와 남겨진 여자가 있다.
사랑한다던 남자가 떠나가 버리자 남겨진 여자는 남자가 원망스럽다.
여자가 남자를 원망하지 않으려면 적어도 이별의 이유가 '죽음'정도는 되어야 했을 것이다.
물론 그런 상황이라면 남자가 아닌 세상을 원망했겠지.
여기에 그렇게 세상이 원망스러운 사람들이 있다.
태어난 이상 인간은 필연적으로 때로는 '떠나는 자'가, 때로는 '남겨진 자'가 된다.
어떠한 이유든 떠날 수 밖에 없거나 남겨질 수 밖에 없는 자는 쓸쓸하고 슬프다.
이 책은 '죽음'이 생각보다 훨씬 더 나와 가까이에 있음을 깨닫게 해 주었다.
그것이 나의 죽음일지, 내 가족이나 친한 사람의 죽음일지는 알 수 없지만.
또한 시간적으로 얼마나 가까운 미래에 마주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인간은 죽음으로써, 반드시 남겨진 자는 되지 않을 수 있어도
반드시 떠나는 자는 될 수 밖에 없다.
즉 반드시 누군가 남겨진 자로 만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떠난 자는 '명랑한' 유언을 남겼고,
남겨진 자는 곁에 있는 사람들과 진심을 나누며 스스로 떠나는 자가 될 때까지 그렇게 살아간다.
내가 떠날 때, 남겨질 때, 남겨진 자의 주변인이 될 때 어떤 마음과 태도를 가지면 좋을지 오래 오래 생각했다.
추천 **** (별4개)